동네노처녀의 독서

스노볼-진실과 거짓이 난무하는 현대 사회를 비추는 거울

동네노처녀 2022. 2. 11. 21:27

평균 기온 영하 41도인 혹한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전초밤.
그녀와 주변 사람들은 발전소의 쳇바퀴를 돌리면서 전력을 생산하는 일을 한다.
이들이 생산한 전기는 선택받은 사람들만 안락하게 살아가는 세상인 '스노볼'을 위해 쓰인다.
스노볼에서 사는 사람들은 액터가 되어 자신들의 삶을 드라마로 보여줘야 하는데 최연소 기상캐스터로 활약하던 고해리는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었다.

전초밤은 평소에 고해리의 방송을 챙겨보면서 그녀를 선망하며 살아왔다.
뿐만 아니라 고해리와 쌍둥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닮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잘나가는 디렉터인 차설이 전초밤에게 찾아와 고해리가 자살을 하여 그녀의 대역으로 살아달라는 제안을 한다.
평소에 고해리를 동경하고 디렉터라는 꿈을 꾸었던 전초밤은 제안을 받아들이고 스노볼에 입성하여 어마어마한 진실을 마주하고 여러 일을 겪는다.


<스노볼>은 제1회 창비X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대상 수상작이기도 한데 박소영 작가는 브이로그를 보며 소설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만들고 누군가가 시청하는 모습은 유튜브 등의 개인방송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개인방송 출연자는 자신의 일상을 드러내 인기와 명예 등을 얻기도 하지만 편집이나 기획을 통해 삶을 꾸밀 수도 있고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이면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현실에서는 이를 둘러싼 논란과 진실 공방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좀더 생각을 확장하면 메타버스의 세계관과 연결지어 볼 수 있다는 느낌도 든다.
스노볼을 통해 진실과 거짓이 혼재하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모순을 비춰보게 하며 소재와 전개 방식도 기발해 몰입감도 좋았다.